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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5 ★ 제논과 대지의 신 멜로우 : 2%의 특이점★★초록나라★Story★ 2026. 4. 20. 16:32반응형
아르고스 기지 중앙 통제실.
모니터에서 쏟아지는 시퍼런 빛이
한 남자의 창백한 얼굴을 집요하게 훑고 있었다.
그의 눈앞에서는—
픽셀로 산산이 부서진 아스라 여신의 파편이
마치 비명을 지르듯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그 비명을 듣지 않았다.
아니, 듣고도 느끼지 못했다.
그에게 그것은 고통이 아니었다.
단지 숫자였다.
차갑게 정렬된 수치.
완벽하게 분해된 데이터.
그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간다.
공포는 없다.
죄책감도 없다.
그의 눈동자 속에는 오직
전율에 가까운 광기 어린 환희만이 번뜩였다.
“이거다… 이 순도 높은 입자들.”
그가 낮게 중얼거린다.
“인류는 이제…
내가 바치는 이 제물로
무한 에너지의 문을 연다.”

음흉하게 무한 에너지만 생각하는 미치광이 과학자 제논
그 순간—
화면이 비명을 지르듯 갈라졌다.
쩌어억—!!
찢어진 틈 사이로 붉은 섬광이 폭발하듯 튀어나와
남자의 눈앞에서 그대로 터진다.
“무한 에너지?”
분노에 찢긴 목소리가 공간을 뒤흔든다.
“너희가 얻을 건…
영원한 침묵뿐이다!”
쿠아아아아아—!!
코키의 포효가 터지는 순간,
기지 전체가 전쟁터처럼 요동친다.
벽이 갈라지고,
장비가 터져 나가며,
공기마저 찢어진다.

코키의 분노 섞인 실루엣에 압도되어 바닥에 처박힌 제논
제논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지고,
요원들은 공포에 질린 채
코키를 향해 총을 난사한다.
하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다.
총알은 허공을 가르듯
코키의 몸을 스쳐 지나갈 뿐.
코키는 이미—
분노로 폭주한 괴물 그 자체였다.
붉게 타오르는 뿔.
뒤틀린 마력.
그리고 증오로 일그러진 눈동자.
그가 마법봉을 높이 치켜든다.
단 한 번의 일격이면 끝난다.
저 탐욕스러운 남자의 심장을 꿰뚫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난다.
바로 그 찰나.
“그만… 멈추게.”
낮고 깊은 울림이
공간을 뚫고 파고든다.
“분노의 파동이 임계점을 넘었네.”
콰아아아앙—!!
기지의 바닥이 뒤집힌다.
금속이 갈라지고,
철골이 찢어지며—
그 틈 사이로 초록이 솟아난다.
숲이다.
울창하고, 원시적이며,
압도적인 생명의 숲.

바닥을 뚫고 솟구친 초록 뿌리와 절규하는 제논.
차가운 기계 공간을 순식간에 집어삼키며
거대한 나무들이 뿌리를 틀고 솟구친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그것’이 모습을 드러낸다.
인간이 아니다.
뒤틀린 나무의 근육.
이끼로 뒤덮인 거대한 줄기.
수천 년의 시간을 품은 고목이
서로 얽혀 하나의 존재를 이루고 있다.
자연의 신, 대지의 신 멜로우.
코키의 숨이 턱 막힌다.
이건… 처음이다.
이런 압도적인 생명력은—
“누구냐, 너는!”
코키가 외쳤다.
“이 추악한 자들을 지키기 위해 나타난
이 행성의 수호자인가?”

기지를 집어삼키며 전신을 드러낸 압도적 위엄의 멜로우
멜로우의 몸체가 천천히 갈라진다.
고목의 껍질 사이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니.
그것은 목소리가 아니다.
대지가 울리는 공명이다.
“나는…
이 땅의 뿌리이자 숨결,
멜로우라네.”
그 울림이 기지 전체를 가득 채운다.
“이방의 존재여.
자네의 분노는 정당하나…”
거대한 나뭇가지가 천천히 들어 올려진다.
그리고—
기지 한쪽에서 떨고 있는 인간들을 가리킨다.
“그 끝이…
무고한 생명들까지 겨누고 있군.”
요원들.
연구원들.
공포에 질려 움직이지도 못하는 사람들.
“보게나.
저기 있는 90% 확률의 영혼들을.”
멜로우의 목소리가 낮게 울린다.
“저들은 그저…
‘생존’이라는 파동을 따라 흐르는
무구한 입자들일 뿐이라네.”
잠시 침묵.
그리고—
“인류를 움직이는 것은
단 2% 확률의 특이점.”
“그 2%는 선과 악으로 나뉘고,
그 아래 8%는 그것을 배우고 복제하지.”
“그리고 나머지 90%는—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는 존재들.”

가지를 뻗어 인류의 확률과 특이점을 코키 에게 설파하는 멜로우
나뭇가지가 천천히
바닥에 쓰러진 제논을 향한다.
“저 자처럼…
악의 주파수를 선택한 2% 때문에
나머지 98%를 멸하는 것은—”
“우주의 순리가 아니네.”
코키의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마법봉 끝이 흔들린다.
“4년.”
멜로우의 목소리가 더욱 깊어진다.
“딱 4년만…
이들의 삶을 지켜보게.”
“인간의 선함이—
이 뒤틀린 확률을 어떻게 바로잡는지.”
정적.
“2%…?”
코키가 낮게 중얼거린다.
그의 시선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미치광이 과학자 제논.
그는 쓰러진 채로도—
아스라의 데이터 칩을
가슴에 꼭 끌어안고 있었다.
그리고 웃는다.
기괴하게.
광기 어린 눈으로.
코키의 눈이 다시 타오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려치지 않는다.
천천히,
마법봉을 거둔다.
그리고 멜로우를 노려본다.
“…좋아.”
짧은 침묵 끝에
코키가 말한다.
“4년의 시간을 주지.”
공기가 다시 긴장으로 굳는다.
“대신 조건이 있다.”
그의 눈이 번뜩인다.
“우리가 이 행성에 머무는 동안—
네가 직접,
아스라 여신님과 나의 안내자가 되어라.”
멜로우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바람마저 멈춘 듯한 고요.
그리고—
천천히, 거대한 가지가 숙여진다.
“좋다.”
“나 역시…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그 순간—
코키의 몸이 부드러운 빛에 감싸인다.
붉은 뿔이 사라지고,
폭주하던 마력이 잦아든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작고, 귀여운 모습의 키키.
그 곁으로
픽셀처럼 깜빡이던 빛이 모여든다.
아스라 여신.
완전하지 않은,
투명한 그림자 같은 형태로—
조용히 내려앉는다.
무너진 기지의 천장 너머로
차갑게 빛나는 새벽달이 떠오른다.

새벽달 아래 모인 키키, 아스라, 멜로우와 칩을 안고 웃는 제논
미치광이 과학자 제논의 야망.
자연의 신 멜로우의 감시.
그리고—
관찰자가 된 키키.
지구에서의 4년.
위태롭고, 불안하며—
어쩌면 모든 것이 결정될 시간.
그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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